1권 창조와 족장 · 창세기 42-45장

제29장 형들

가나안 땅 헤브론. 온 세상에 큰 흉년이 들었다. 애굽(이집트)만은 풍년 때 쌓아 둔 곡식이 있어서, 여러 나라 사람이 곡식을 사러 애굽으로 내려간다. 야곱의 집도 먹을 것이 떨어져 간다. 이십여 년 전 야곱의 아들들은 동생 요셉을 노예로 팔고, 아버지에게는 짐승에게 찢겨 죽었다고 속였다. 그 요셉이 지금 애굽의 총리가 되어 곡식 파는 일을 맡고 있다는 것을, 형들은 아무도 모른다.

이 장은 유다가 들려주는 이야기다. 야곱의 넷째 아들로, 요셉을 팔자고 처음 말을 꺼낸 사람이다.

이 장의 사람들: 유다(화자, 야곱의 넷째 아들), 야곱(형제들의 아버지, 이스라엘), 요셉(형들이 판 동생, 지금 애굽 총리), 베냐민(요셉의 친동생, 야곱의 막내), 르우벤(맏형), 시므온(둘째 형, 애굽에 볼모로 잡힘), 청지기(요셉의 집을 맡은 사람), 바로(애굽 왕)

"왜 서로 얼굴만 쳐다보고 있느냐."

아버지가 말했다. 우리 열 형제는 마당에 둘러앉아 있었다. 곡식 항아리는 바닥을 긁는 소리가 났고, 아이들은 칭얼거렸다.

"애굽에 곡식이 있다더라. 내려가서 사 오너라. 그래야 우리가 살지, 이러다 다 죽는다."

열 명이 길을 떠났다. 막내 베냐민은 남았다. 아버지는 그 애에게 무슨 일이 생길까 봐 두렵다고 했다. 요셉과 한 어머니에게서 난 동생. 아버지는 이제 그 아이를 요셉 대신 붙들고 있었다. 그걸 보는 게 우리 모두에게 가시였지만, 아무도 입 밖에 내지 않았다.


애굽의 곡식 창고 앞에는 여러 나라 사람이 줄을 서 있었다. 곡식을 파는 이는 그 나라의 총리였다. 우리 차례가 오자 우리는 그 앞에 얼굴을 땅에 대고 엎드렸다. 오랜 뒤에 그가 말해 주었다. 그때 엎드린 우리를 보며, 어릴 적 우리에 대해 꾼 꿈이 떠올랐다고.

"어디서 왔느냐."

목소리가 차가웠다.

"곡식을 사러 가나안 땅에서 왔습니다."

"너희는 첩자들이다. 이 나라의 약한 곳을 엿보러 왔다."

"아닙니다, 나리. 저희는 곡식을 사러 왔을 뿐입니다. 저희는 모두 한 사람의 아들이고, 정직한 사람들입니다. 첩자가 아닙니다."

"아니다. 너희는 이 나라의 약한 곳을 엿보러 왔다."

"저희는 열두 형제입니다. 가나안 땅에 사는 한 사람의 아들들입니다. 막내는 지금 아버지와 함께 있고, 하나는 없어졌습니다."

없어졌습니다. 우리는 그렇게 말했다. 판 게 아니라, 없어졌다고.

"내 말이 맞다. 너희는 첩자다. 이렇게 시험하겠다. 바로의 살아 계심을 두고 말하는데, 너희 막내가 여기 오지 않으면 너희는 여기서 못 나간다. 하나를 보내 막내를 데려오게 하고 나머지는 갇혀 있어라."

그는 우리를 사흘 동안 가두었다. 사흘째에 그가 다시 왔다.

"나는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사람이다. 너희가 살 길을 주겠다. 정직한 사람들이라면 너희 형제 가운데 하나만 여기 갇혀 있어라. 나머지는 곡식을 가지고 가서 굶고 있는 집을 살려라. 그리고 막내를 데려와라. 그러면 너희 말이 참인 것이 드러나고, 너희는 죽지 않을 것이다."

그가 통역을 세우고 말했으니, 우리는 히브리 말로 수군거려도 못 알아들을 줄 알았다.

"우리가 동생한테 지은 죄 때문이야. 그 애가 살려 달라고 빌 때 얼마나 괴로워했는지 보고도 우리가 안 들었잖아. 그래서 이런 일을 당하는 거야."

르우벤 형이 쏘아붙였다. "내가 그 애한테 몹쓸 짓 하지 말라고 했지. 너희가 안 들었잖아. 이제 그 피 값을 치르는 거야."

그때 그가 돌아서서 나갔다. 잠시 뒤 다시 들어왔다. 그가 우리 말을 다 알아듣고 밖에 나가 울었다는 것은 한참 뒤에 알았다. 그는 우리 가운데 시므온을 끌어내 우리 눈앞에서 묶었다. 그리고 우리 자루에 곡식을 채우고 길 양식도 내주게 했다.

해설 요셉이 바로 자기를 밝히지 않고 형들을 거칠게 대한 것은 복수가 아니라 시험으로 읽힌다. 형들이 여전히 아버지의 사랑받는 막내를 버릴 사람들인지, 아니면 달라졌는지를 보려는 것이다. 형들은 이 일을 겪으며 스스로 옛 죄를 떠올리고 고백하기 시작한다.


돌아오는 길, 첫 밤을 묵은 곳에서 형제 하나가 나귀에게 먹이를 주려고 자루를 풀었다. 그리고 얼어붙었다.

"내 돈이 돌아왔어. 자루 아가리에 그대로 있어!"

우리는 떨며 서로를 쳐다보았다. "하나님이 우리한테 대체 무슨 일을 하시는 거지?"

집에 와서 아버지께 있었던 일을 다 말씀드렸다. 그리고 자루를 쏟자, 모든 자루에서 각자의 돈 꾸러미가 나왔다. 아버지도 우리도 겁에 질렸다.

아버지가 말했다. "너희가 내 자식들을 다 빼앗는구나. 요셉도 없어지고, 시므온도 없어졌는데, 이제 베냐민까지 데려가겠다는 거냐. 다 나를 해치는 일뿐이다."

르우벤 형이 말했다. "제가 베냐민을 데려오지 못하면 제 두 아들을 죽이십시오. 제게 맡겨 주십시오."

"내 아들은 너희와 못 간다. 그 애 형은 죽고 그 애만 남았다. 길에서 그 애한테 무슨 일이 생기면, 너희가 이 흰 머리의 늙은이를 슬픔 속에 무덤으로 보내는 거다."


곡식이 바닥났다. 흉년은 더 심해졌다.

아버지가 우리를 불렀다. "다시 가서 먹을 것을 좀 사 오너라."

이번에는 내가 나섰다.

"그 사람이 단단히 일렀습니다. 동생을 데려오지 않으면 자기 얼굴을 볼 생각도 하지 말라고요. 베냐민을 함께 보내 주시면 내려가겠습니다. 안 보내시면 못 갑니다."

"어쩌자고 동생이 또 있다고 그 사람한테 말해서 나를 이렇게 괴롭히느냐."

"그 사람이 우리 집안 일을 꼬치꼬치 물었습니다. 아버지가 아직 살아 계시냐, 동생이 있느냐. 묻는 대로 대답했을 뿐입니다. 동생을 데려오라고 할 줄 우리가 어떻게 알았겠습니까."

나는 한 걸음 다가갔다.

"아이를 저와 함께 보내 주십시오. 그래야 우리가 떠날 수 있고, 아버지도 우리도 우리 아이들도 살 수 있습니다. 제가 그 아이를 책임지겠습니다. 제 손에서 찾으십시오. 그 아이를 아버지 앞에 데려다 놓지 못하면, 제가 평생 그 죄를 지고 살겠습니다. 우리가 이렇게 미적거리지만 않았어도 벌써 두 번은 다녀왔을 겁니다."

평생 그 죄를 지고. 이미 이십여 년 지고 사는 죄가 따로 있었다.

아버지가 오래 말이 없었다. 그러다 입을 열었다.

"그렇다면 이렇게 해라. 이 땅에서 나는 좋은 것을 챙겨 가서 그 사람에게 선물로 드려라. 유향 조금, 꿀 조금, 향품과 몰약, 피스타치오와 아몬드. 돈은 두 배로 가져가고, 자루에 도로 들어 있던 돈도 가져가거라. 무슨 착오였을지 모른다. 네 동생도 데리고 가라. 전능하신 하나님께서 그 사람 앞에서 너희를 불쌍히 여기게 하셔서, 시므온과 베냐민을 돌려보내게 하시기를 빈다. 내가 자식을 잃어야 한다면, 잃을 수밖에."


우리가 베냐민을 데리고 온 것을 보자 그는 우리를 자기 집으로 들이게 했다. 정오에 우리와 함께 먹겠다고 했다. 우리는 오히려 겁이 났다. 지난번 돈 때문에 끌려가는 거라고, 우리를 노예로 삼고 나귀까지 빼앗으려는 거라고 생각했다. 나는 문 앞에서 청지기를 붙잡고 돈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청지기가 말했다. "안심하시오. 두려워 마시오. 당신들의 하나님, 당신들 아버지의 하나님이 그 자루에 보물을 넣어 주신 거요. 당신들 돈은 내가 이미 받았소."

그리고 시므온을 데리고 나왔다. 발 씻을 물과 나귀 먹이도 내주었다.

정오에 그가 왔다. 우리는 선물을 바치고 다시 땅에 엎드렸다.

"너희가 말하던 연로하신 아버지는 평안하시냐. 아직 살아 계시냐."

"주인님의 종, 저희 아버지는 평안하시고 아직 살아 계십니다." 우리는 머리를 숙여 절했다.

그의 눈이 베냐민에게 가서 멈추었다. "이 아이가 너희가 말하던 막내냐." 그리고 말했다. "얘야, 하나님이 너에게 은혜를 베푸시기를 빈다."

그러더니 그는 갑자기 서둘러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한참 뒤 얼굴을 씻고 나와서, 애써 마음을 누르는 목소리로 상을 차리라고 했다.

애굽 사람들은 히브리 사람과 한 상에서 먹지 않아서, 그와 우리와 애굽 사람들이 따로 앉았다. 그런데 이상했다. 우리 자리가 맏이부터 막내까지 나이 순서대로 놓여 있었다. 우리는 서로 얼굴을 보며 놀랐다. 그는 자기 상에서 음식을 덜어 우리에게 보냈는데, 베냐민의 몫은 다른 사람의 다섯 배였다. 우리는 그와 함께 마시며 즐거워했다. 그날 처음으로 마음이 놓였다.


새벽에 우리는 길을 떠났다. 성을 벗어난 지 얼마 안 되어 뒤에서 누가 달려오는 소리가 났다. 청지기였다.

"어째서 선을 악으로 갚소? 이것은 우리 주인이 마시고, 또 점을 칠 때 쓰는 잔이 아니오? 이런 못된 짓을 하다니."

해설 당시 애굽에서는 잔에 물이나 기름을 붓고 그 모양을 보아 점을 치기도 했다. 요셉이 실제로 점을 쳤다는 뜻이라기보다, 형들 앞에서 애굽 높은 관리 행세를 하며 한 말로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 요셉은 꿈 풀이도 늘 하나님께 돌렸고, 성경은 다른 곳에서 점치는 일을 분명히 금한다(신 18:10).

"어떻게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 저희는 절대 그런 짓 안 합니다. 자루에 있던 돈도 가나안에서부터 도로 가져왔는데, 저희가 왜 주인님 댁에서 은이나 금을 훔치겠습니까. 누구 자루에서든 나오면 그 사람은 죽여도 좋고, 나머지는 주인님의 종이 되겠습니다."

"좋소. 다만 나온 사람만 종이 되고 나머지는 죄가 없소." 우리는 서둘러 자루를 풀었다. 그는 맏이부터 뒤졌다. 르우벤, 시므온, 레위, 나. 아무것도 없었다. 한 자루씩 넘어갈수록 숨이 놓였다. 마지막, 베냐민의 자루.

은잔이 거기 있었다.

우리는 옷을 찢었다. 베냐민만 남겨 두고 가자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다 나귀에 짐을 싣고 성으로 돌아갔다. 그가 아직 집에 있었다. 우리는 그 앞에 엎드렸다.

"어째서 이런 짓을 했느냐. 나 같은 사람은 점을 쳐서 다 알아낸다는 것을 몰랐느냐."

내가 대답했다. "주인님께 무슨 말씀을 드리겠습니까. 무슨 변명을 하겠습니까. 어떻게 저희가 깨끗하다고 하겠습니까. 하나님께서 저희 죄를 드러내셨습니다. 저희도, 잔이 나온 아이도, 다 주인님의 종이 되겠습니다."

하나님께서 저희 죄를 드러내셨다. 잔을 훔친 죄가 아니었다. 내가 말한 죄가 무엇인지, 우리 열 사람은 알았다.

"그럴 수 없다. 잔이 나온 사람만 내 종이 된다. 나머지는 평안히 아버지께 돌아가라."

평안히. 이십여 년 전 우리는 아버지의 사랑받는 아들 하나를 노예로 팔고 평안히 돌아갔다. 지금 똑같은 길이 열려 있었다. 아무도 우리를 탓하지 않을 길이.

나는 그에게 다가갔다.

"주인님, 이 종이 한 말씀만 드리게 해 주십시오. 노하지 마십시오. 주인님은 바로와 같으신 분입니다. 저희에게는 늙은 아버지와, 늘그막에 얻은 막내가 있습니다. 그 아이의 형은 죽고 그 어머니가 남긴 자식은 그 아이뿐이라 아버지가 몹시 사랑합니다. 그 아이가 아버지를 떠나면 아버지가 죽는다고 말씀드렸지만, 주인님은 막내 없이는 다시 얼굴을 보지 못한다고 하셨습니다."

"그 뒤 아버지가 말씀하셨습니다. 내 아내가 내게 두 아들을 낳아 주었는데, 하나는 나를 떠나 분명 찢겨 죽었고 지금까지 그 애를 보지 못했다. 이 애마저 데려갔다가 무슨 일이 생기면, 너희가 이 흰 머리를 슬픔 속에 무덤으로 보내는 거다."

그 말을 옮기면서 목이 막혔다. 내 아내가 낳은 두 아들. 아버지는 우리 앞에서 그렇게 말했다. 우리 어머니들은 셈에 들지도 않았다. 오래전 아버지의 그런 마음 때문에 우리는 요셉을 미워했다. 그런데 그날은 미움이 아니라 아버지의 얼굴이 떠올랐다.

"아버지의 목숨이 이 아이 목숨에 매여 있습니다. 아이 없이 돌아가면 아버지는 그 자리에서 돌아가십니다. 그리고 이 종이 아버지께 이 아이를 책임지겠다고, 데려오지 못하면 평생 아버지께 죄를 지고 살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니 제발 이 종이 아이 대신 여기 남아 주인님의 종이 되게 해 주십시오. 아이는 형들과 함께 돌려보내 주십시오. 아이 없이 제가 어떻게 아버지께 올라가겠습니까. 아버지가 무너지는 것을 제 눈으로 볼 수는 없습니다."

해설 이십여 년 전 동생을 팔자고 했던 유다가, 이제 다른 동생을 살리려고 자기가 대신 종이 되겠다고 나선다. 형들이 정말 달라졌다는 것이 이 자리에서 드러난다. 남을 대신해 자기를 내어주는 유다의 모습은, 그의 자손으로 오셔서 죄인 대신 자기 목숨을 내어주신 예수님을 떠올리게 한다.


그가 소리쳤다. "모두 물러가라!"

애굽 사람들이 다 나갔다. 우리만 남았다. 그리고 그가 울기 시작했다. 목 놓아 울었다. 그 소리가 바깥 애굽 사람들에게, 바로의 궁에까지 들렸다고 한다.

그가 히브리 말로 말했다.

"내가 요셉입니다. 아버지는 아직 살아 계십니까?"

아무도 대답하지 못했다. 나는 숨도 쉴 수 없었다.

"가까이 오세요." 우리가 다가가자 그가 다시 말했다. "내가 형님들이 애굽에 판 동생 요셉입니다. 그런데 나를 여기 팔았다고 괴로워하지도 자책하지도 마세요. 하나님께서 생명을 살리시려고 나를 먼저 보내신 겁니다. 이 땅에 흉년이 든 지 두 해, 앞으로 다섯 해는 밭 갈지도 거두지도 못합니다. 하나님께서 크게 건져 내셔서 형님들 목숨을 살리고 형님들의 자손을 이 땅에 남기시려고 나를 앞서 보내셨습니다. 그러니 나를 여기 보낸 건 형님들이 아니라 하나님이십니다. 하나님께서 나를 바로의 아버지 같은 사람으로, 그 온 집의 주인으로, 애굽 온 땅의 다스리는 사람으로 세우셨습니다."

해설 요셉은 형들의 악한 행동까지도 하나님이 생명을 살리는 일에 쓰셨다고 고백한다. 그렇다고 형들의 죄가 없던 일이 되는 것은 아니다. 사람의 악한 뜻 속에서도 하나님은 선한 뜻을 이루신다는 이 믿음은 창세기 50:20과 로마서 8:28에서 다시 이어진다.

"어서 아버지께 가서 전하세요. 하나님이 나를 애굽 온 땅의 주인으로 세우셨으니 지체 말고 내려오시라고. 자식들, 손주들, 양과 소와 가진 것 모두 데리고 고센 땅에 와서 나와 가까이 사시라고. 흉년이 아직 다섯 해 남았으니 내가 모시겠다고. 지금 형님들과 베냐민이 보는 앞에서 말하는 게 바로 내 입입니다. 내가 여기서 누리는 영광과 형님들이 본 것을 다 말씀드리고, 어서 모시고 오세요."

그는 베냐민의 목을 끌어안고 울었다. 베냐민도 그의 목을 안고 울었다. 그리고 그는 우리 형제 하나하나에게 입을 맞추고 안고 울었다. 그제야 우리는 그와 말을 할 수 있었다.


소문을 들은 바로와 신하들이 기뻐했다. 바로는 아버지와 식구들을 데려오면 애굽의 가장 좋은 땅을 주겠다고, 처자와 아버지를 태울 수레를 가져가고 두고 오는 살림은 아까워하지 말라고 했다.

요셉은 바로의 말대로 수레와 길 양식을 내주었다. 우리에게 옷을 한 벌씩 주었고, 베냐민에게는 은 삼백 개와 옷 다섯 벌을 주었다. 아버지께는 애굽의 좋은 물건을 실은 수나귀 열 마리와, 길에서 드실 곡식과 빵과 양식을 실은 암나귀 열 마리를 보냈다. 그리고 우리를 떠나보내며 말했다.

"가는 길에 서로 다투지 마세요."

그는 우리를 알고 있었다.

가나안에 도착해 우리가 말했다. "요셉이 살아 있습니다. 애굽 온 땅의 총리가 되었습니다."

아버지의 얼굴에서 핏기가 빠졌다. 믿지 않았다. 우리는 요셉이 한 말을 하나하나 전했다. 그래도 아버지는 굳은 채였다. 그러다 요셉이 아버지를 태워 오라고 보낸 수레를 보았다. 그제야 아버지의 숨이 돌아왔다.

"됐다. 내 아들 요셉이 살아 있다니. 죽기 전에 가서 그 애를 봐야겠다."

그날 밤, 나는 이십여 년 만에 처음으로 아버지 앞에서 눈을 피하지 않았다.

목차